충청맛집

도가니탕도 리필되는 4천원짜리 기사식당

컴포저 2012. 4. 4. 18:25

천안에서 밥 먹을 일이 자주 있습니다.

항상 뭘 먹을까 고민을 하게되는데

이럴땐 이 집을 가면 문제 해결됩니다.

 

매일 매일 다른 메뉴로 알아서 주시니까요.

 메뉴는 백반 한가지~

 

제가 이 집이라고 한건 상호가 그냥 기사식당이기 때문입니다.

 

처음 영업을 시작했을때는 오른쪽만으로 시작했는데

손님이 많아서 지금은 왼쪽까지 넓혀서 두배가 되었습니다.

 

Sk주유소 옆에 붙어 있습니다.

 

메뉴는 딱 한 가지, 백반 4.000원입니다.

세월이 지나서 업소를 확장하고

처음에 하던 삽겹살과 육개장도 없어지고

메뉴판도 몇 번이나  새로 해서 달았지만 

백반의 가격은 처음 그대로 입니다.

 

2009년 메뉴

2010년 메뉴

냉수 대신 항상 누룽지 숭늉이 나옵니다.

혼자 가면 이렇게 대접에 나오지만

둘 이상이 가면 항아리에 나옵니다.

집에가서 먹으라고 누룽지를 싸 주실때도 있었습니다.

이제부터 지난 몇 년 동안의 별다른 순서 없이 상차림을 올려보겠습니다.

 

보시는건 딱히 메인이 없을 때의

전형적인 이 집 백반입니다.

이렇게 탕이 나올 떄도 있습니다.

메인으로 닭볶음탕이 나온 날이군요.

계란 후라이가 나올땐  혼자가도 두 개를 줍니다.

김치류는 늘 직접 담그십니다.

당연히 항상 맛있죠~

보기에도 좋아 보이네요.^^

 

도가니탕

양이 좀 적어 보인다고요?

저 뚝배기가 상당히 깊숙한게 양이 꽤 됩니다.

 

그래도 좀 부족하시다면

아주머니 여기 한 그릇 더를 외치시면 됩니다.

한 그릇 더라고 말씀하시기가 좀 민망하시면

 조금만 더라고 하셔도 어차피 한 그릇 가득 새로 주십니다.

주방을 책임지시는 사장님 인심 무지 좋습니다.

도가니도 상당히 들어있습니다.

도가니 전문점보다야 못 해도 이 집도 맛있게 합니다.

 

어느 날은 직장 동료들이랑 셋이가서 도가니탕으로 배 불리 먹고

단돈 1만2천원을 내고 왔습니다.

직장에서 바로 유명한 집이 되었습니다.ㅎㅎ

육개장도 상당히 먹을만 합니다.

돼지고기 팍팍 들어간 김치찌개에 잘 조린 코다리찜.

혹 재활용 김치로 끓인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시죠?

이 집 그릇 치울때 보면 모든 음식 다 잔반통에 확실히 버립니다.

깔끔한 분위기의 식당은 아니지만 그런 점은 깔끔합니다.

계란 장조림이 나왔는데 자르지 않은 계란 두 개를 주시네요.

근데 또 왠 계란 후라이냐고요?

이날의 메인이 떨어졌다고 너무 미안하다며 이거라도 드시라며 주시네요~

조금 아쉽지만ㅋ 그래도 마음은 훈훈해집니다.^^

조기도 두마리가 나오네요~

물론 혼자 갔습니다.

늘 이렇게 뭐든 두 마리씩 나오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
하지만 언제든 리필 가능하니 그게 그거겠죠~

돼지고기 호박찌개도 참 맛있게 끓여서 내십니다.

 

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을듯~

 

 

소고기 무국도 참 맛있습니다.

꼭 두 그릇씩 먹고 옵니다.

오래전에 폰카로 찍은거라 화질이 영.....

꽁치조림 위에 보니

4천원짜리 백반에 매실장아찌도 나오는군요~

 

이 집은 밥이 참 맛있습니다.

전기밥솥이 아닌  압력솥에 지어서 주시는데

그야말로 집 밥 같습니다.

양도 무지 많이 주시고요~

저도 한그릇 다 먹기가 벅찰 정도입니다.

공기밥 추가요?
그런거 없습니다.

그냥 더 주시죠~

 

총각김치가 너무 맛있다고 했더니

집에 가지고 가라며 싸주신적도 있습니다.

두 번을.....

그 후론 미안해서 맛 있다는 말 안합니다.

건너 편에 수저가 있는 걸 보니 이 날은 둘이 갔다봅니다.

닭곰탕도 넉넉히 나옵니다.

돼지불고기가 나올떄는 쌈도 푸짐히 나오고...

당연히 불고기도 리필 가능합니다.

돼지고기가 최상품을 쓴 건 물론 아닙니다.

그래도 꽤 먹을만 합니다.

 

 

감자탕이 나왔군요

겨울엔 만두국도 나오고

어떨때는 비빔밥도~

 

비벼 놓으니 이것도 꽤 먹을만 합니다.

밥이 완전 머슴밥 수준입니다.

다 먹으면 집에 올때 힘듭니다.ㅋㅋ

 

 사진도 상당히 많아졌고 말도 많아졌네요

하지만 제가 너무나도 만족하고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집입니다.

 

제 직장에 3천원 받는 뷔페식 구내식당과 2천원도 안하는 백반이 있는데

거기 절대 안가고

그래도 전 여길 갑니다.

차 타고 일부러 나와야 하지만 그래도 여기가 더 좋습니다.

 

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시는 인심 좋으신 사장님덕에

늘 너무 잘 먹고 옵니다.

 

한 번은 천원짜리가 세 장 밖에 없는걸 보시더니

됐시유~ 걍 3천원만 줘유~ 하시더군요~ 

ㅎㅎㅎ  

카드도 받습니다.

하지만 미안해서 카드는 도저히....

 

 이상 2006년인가 부터 꾸준히 기사식당을 다니고 있는 composer의 허접한 후기였습니다.